공부를 하면서 참 잘 한 일은 시간을 내서 여행을 주기적으로 했다는 점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못하는 상황이지만 1년에 1번쯤은 해외여행을 했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 봐도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돈에 쪼달리는 대학원생이었지만 아껴서 모아서 다녀온 여행은 그만큼 기억에 오래남는 일. 그 중 필리핀 공정여행은 나름 의미가 깊었던 여행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공정여행
- 여행자와 여행대상국의 국민들이 평등한 관계를 맺는 여행
생산자와 소비자가 대등한 관계를 맺는 공정무역(fair trade)에서 따온 개념으로, 착한여행이라고도 한다. 즐기기만 하는 여행에서 초래된 환경오염, 문명 파괴, 낭비 등을 반성하고 어려운 나라의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2000년대 들어서면서 유럽을 비롯한 영미권에서 추진되어 왔다.
관광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씩 성장하지만 관광으로 얻어지는 이익의 대부분은 G7국가에 속한 다국적 기업에 돌아가기 때문에 공정여행을 통해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를 이용하고, 현지에서 생산되는 음식을 구입하는 등 지역사회를 살리자는 취지도 담고 있다. 국내에서도 봉사와 관광을 겸하는 공정여행 상품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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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여행을 잘 알지 못하던 상태에서 좋은 취지를 가진 여행을 해보자 하여 신청하고 다녀온 필리핀. 그때는 공정여행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좋은 여행, 그 나라에 도움이 되는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되었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인연을 맺고 싶은 생각이 많아서 다짜고짜 신청하고 다녀왔었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나름 의미가 있었던 여행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내가 선택한 여행은 공정여행, 착한여행의 대표주자인 공감만세에서 주관하여 꾸린 여행이었는데, 지금은 공정여행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널리 퍼져 있는 상태이지만 이때만 해도 공감만세의 대표인 고두환 대표는(지금은 대표이사님이다) 막 시작하는 상태의 공감만세를 더 좋은 사회적 기업으로 이끌기 위해 매우 노력하는 상태였다. 현재의 공감만세는 굉장히 성장한 전국최초 청년 사회적기업 법인이 되었고, 탄탄한 기본을 가지고 성장한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가끔 홈페이지를 들어가보곤 하는데, 왠지 모르게 동참한 것에 대한 뿌듯함이 든다.
2010년 여름, 7월이어서 날씨는 매우 덥고, 더웠고 필리핀은 더 덥고 습하다는 정보를 얻었고, 배낭여행인만큼 가방엔 꼭 필요한 짐만 넣어서 가지고 갔다. 공정여행의 취지에 맞게 자신의 가방은 자기가 챙겨서 다녀야 했고, 배낭여행의 색이 짙기 때문에 캐리어는 누구도 가지고 오지 않았었다. 이미 공정여행을 가기 전 오리엔테이션을 가지면서 설명을 충분히 들은 상태였기 때문에 다들 준비를 잘 해온 듯 싶었다.
인천공항에서 모인 우리는 오리엔테이션 말고는 처음 본 상태... 굉장히 어색하다... 오르엔테이션에서는 설명만 듣고 얼굴들을 제대로 보지 않은 상태였고, 말도 거의 안해본 상태였기 때문에 담당자가 오기전까지 어색한 상태였다. 그리고 모인 인원이 다 대학생이었고 어렸기 때문에 더 서먹했던 것 같다.
그나마 입국수속을 밟고 빵 먹으면서 좀 친해져서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모두 다른 지역에서 다른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모이다보니 전공도 다르고 말투도 달라 신선함을 주는 조합이었다.
공정여행의 첫번째! 필리핀 비행기 타기!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비행기가 눈 앞에 있다. 조금있다 이 비행기를 타고 필리핀으로 갈 예정~
비행기 타기 전 사진한방 찍고!
우리는 인원 10명에, 인솔자 2, 고두환 대표까지 총 인원이 13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인원이라 함께 다니면서 친해질 수 있는 좋은 멤버였다고 생각된다.
비행기타고 필리핀으로 고고씽!
우리의 첫번째 스케줄은 필리핀의 가장 대표적인 대학교인 UP방문이었다. UP는 University of the Philippines의 약자로 1908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이 대학교는 현재 필리핀에서 가장 많은 학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약 7인의 필리핀 대통령이 이 대학 출신이고, 12인의 대법원장, 필리핀의 국가 예술인 57인중 36명, 필리핀 국가과학자 31인중 30명의 이력에 이 대학이 들어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의 서울대학교 같은 기관인 것이다. 2
학교는 매우 넓어서 학교 안에서도 툭툭이가 많이 다니고 있었고, 우리도 이동시에 툭툭이를 타고 이동을 했었다. 학생들은 자유롭게 즐기는 모습이었고 건물 안에는 무리가 모여서 스터디를 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학교 투어를 하면서 점심도 학식을 먹었는데, 음식은 대체로 동남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맛이었다.
학교투어를 마친 후 근처의 머무를 숙소로 이동했다.
약간 가정집 느낌이 나는 2층 집이었는데, 내부는 조금 어두웠지만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다. 공정여행의 특성상 호텔 같은 곳에서 숙박을 하는 것이 아닌 그 나라의 생활에 들어가 함께 어울리고 그에 맞는 돈을 지불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이 집은 아마 현지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 때 설명을 좀 잘 들어놨어야 했는데, 마냥 즐거운 나머지 설명은 쏙쏙 다 빼먹어 기억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의 귀염둥이 아기^^
필리핀 느낌이 물씬 나는 숙소 앞 도로의 모습이다. 첫날은 이동, 학교구경, 숙소로 이동까지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같이 간 일행들과 많이 친해지지 못해 서먹한 상태여서 첫날은 많은 대화를 하지 못했었고, 사진도 많이 찍지 못한 것이 아쉬운 점이었지만 마음만은 한껏 즐거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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