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미생물학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날이다. 보통 미국미생물학회(ASM)는 5일에 걸쳐 진행이 되는데, 첫날은 오프닝 세레머니가 있어서 리셉션이나 심포지움은 없다. 첫날은 학회 등록과 다함께 모여 만남의 광장처럼 인사를 나누는 것이 통상인듯? 암튼, 첫날이 그렇게 지나가고 둘째날부터 마지막날까지는 완전 스케줄이 풀로 차있기 때문에 첫날 등록하면서 책자를 받으면 그날 저녁 완전 열공을 하고 가야한다. 리셉션장이 워낙 많고, 컨벤션센터가 엄청 커서 내가 원하는 심포지움을 찾아 놓아야 시간 낭비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디에서 어떤 강좌가 열리는지 알아놔야 하고, 포스터를 뭘 볼지, 심포지움은 뭘 들을지 등등 머릿속에 스케줄을 정리해 가야 헛다리를 짚지 않을 수 있다.
첫날은 저녁을 먹고 책자를 들여다 보다가 자는 바람에 몇 시에 잤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거의 11시 정도였던 것 같다. 아침 일찍부터 준비해 컨벤션센터까지 부지런히 이동해서 갔는데, 좀 더 빨리 가기 위해 컨벤션센터에서 운영하는 셔틀을 타고 이동을 했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 있었고, 대부분이 백인이어서 우리나라의 학회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았다.
컨벤션 센터 하나를 통째로 쓰는 학회이다 보니 정말 많은 심포지움이 있었고, 그걸 찾아들으러 다니느라 다리가 아플지경이었다.
1층에서 3층까지 전부 학회장
층간 이동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다.
내가 듣고 싶었던 심포지움은 미리미리 찜해뒀다가 가서 들었다.
미국 미생물 학회의 심포지움도 대부분 연구소 박사님이나 병원에서 연구하시는 박사님, 혹은 의사면허증이 있는 박사님들이 주로 심포지움을 하기 때문에 증상이나 환자의 질병에 따른 현상 등에 주로 포커싱을 하고 강의를 했다.
사실 그냥 설명하는 것보다 예를 들어가면서 설명해 주시면 이해하기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정말 좋은 강의였다고 생각한다.
한 미팅룸마다 엄청 넓어서 거의 단상에서 얘기하는 걸 듣기보다 양쪽에 있는 모니터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종일 심포지움을 들으면 흥미가 생기기도 하지만 지치기도 한다...
그럴 땐 이렇게 1층 학회장으로 와서 여러 관련 업체의 기기나 장비, 실험용 도구를 보는 것도 좋은 찬스였다.
우리나라의 학회보다 훨씬 큰 학회였기 때문에 참여한 업체의 수도 상당해서 학회기간 내내 둘러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요즘 잘 쓰고 있는 에펜도프도 보이고
BD나 Roche 등을 직접 미국에 와서 접하니 정말 신기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수입품이 미국이나 유럽 제품인데 그걸 직접 현장에서 보니 신제품을 가장 빨리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실제로 가장 최신에 나온 기기를 시연행사 하는 곳도 있어서 눈을 띄우고 오는데 정말 유용했다.
우리가 흔히 실험할 때 접하는 많은 장비나 소모품의 업체들이 들어와 있었고, 각자 자기들의 물품을 홍보하는 자리다.
학회만큼 홍보가 많이 되는 곳도 없기 때문에 여러 업체들이 들어와서 소개를 하는 방식이다.
포스터 앞에 사람들이 발표를 위해 서있다.
이것도 쫄깃한 긴장감 중에 하나다. 내가 발표를 하지 않을 때와 할 때는 완전 다르니까!
나는 첫째날 발표가 아니어서 비교적 여유롭게 포스터를 구경할 수 있었다.
열정적으로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었 유럽 남자. 이런 자신감 있는 자세가 왠지 부러워지기도 했다.
유럽 사람들도 영문법이나 발음이 좋지 않음에도 굉장히 자신의 연구결과에 프라이드를 가지면서 남에게 설명하는 모습이 정말정말 눈에 띄게 자신감 넘쳐보였다.
포스터를 한참 보다가 거의 끝날 시간이 되어 기기 시연장에 다시 돌아가 보기도 했다.
6시정도면 심포지움도 다 끝나는 시간이라 저녁을 먹으러 이동했다.
저녁이 되니 왠지 사람들이 더 많은 느낌..
거리 중앙에서 공연을 하는 모습도 구경거리였다.
사람이 항상 이렇게 많은 듯 하다;;;
미시시피강 하류에 아주 가까운 지형인 뉴올리언스는 해산물 음식 특히 오이스터 음식이 맛있다고 한다.
음식점을 지나가면서도 오이스터 바 등을 여러차례 볼 수 있었다.
Red Fish Grill
하지만 우리의 선택은 그 중 또 유명하다고 하는 레드피쉬그릴!
여기도 맛집인가봉가????
검색해 보진 않았는데, 정말 사람이 많아서 대기까지 하고 있는 걸 보니 맛집이 맞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발디딜틈 없이 꽉찬 음식점 내부
이 모습을 우리는 약 10분 정도 밖에서 대기하면서 구경을 해야했다.
나름 맛집을 찾은 것 같은 뿌듯함에 기다림도 지루하지 않았지만!
거의 현지인들처럼 보였지만 컨벤션센터가 가까워서 왠지 오늘 학회장에 있었던 사람들이 많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레드피쉬...를 그려놓은 모습.
레드피쉬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 지역 특산물인듯 하다.
바에서는 칵테일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었다.
진짜 앉을 수 있는 곳마다 사람으로 넘쳐났던 레드피쉬그릴!
Red Fish Grill 메뉴판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맛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고 대표메뉴 몇가지를 주문했다.
확실히 레드피쉬는 이 지역 음식인가보다..ㅋㅋ
내가 좋아하는 버터가 나왔고
얼음 둥둥 시원한 물도 한잔씩
빵을 버터에 찍어먹으면 완전 꿀맛!
우리도 오이스터가 유명한 지역이니 오이스터 메뉴를 선택했다.
메뉴가 다양해서 다 먹고 가지 못하는 마음이 아쉽긴 했지만 그 순간엔 정말 다 맛있었다.
왼쪽 작은 종지의 저 연분홍색의 형태는 빵 찍어먹으라고 준건가,..
기억이... 암튼 메뉴에 있었던 거다.
이게 진짜 꿀맛이었는데ㅜㅜ
또 먹으러 가고 싶다!!!!
뉴올리언스에서만 판매된다는 지역맥주!
아비타?? ABITA!!
내 몹쓸 혀는 느끼지 못하지만 뭔가 다르다고 한다-_-;;;
다른 요리들은 진짜 말이 필요 없게 다 맛있었다.
이것도
이것까지!!
(이름이 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아!!ㅋㅋ)
뉴올리언스에서만 판매되는 이 맥주는 종류가 이렇게 다섯가지 정도 되는데, 한번씩 맛보기 위해 각각 다른 맥주를 주문했다. 도수도 차이가 있어서 난 가장 낮은 도수의 맥주를 골라 먹었고, 다른 것들도 다 맛은 봤는데, 확실히 맥주별로 맛의 차이가 있었다.
뉴올리언스 가면 꼭 맛보시길!
가격도 다른 맥주에 비해 저렴했던 기억이 있다.
저녁을 다 먹고 재즈의 근원지이기도 한 뉴올리언스의 번화가를 한바퀴 돌아보았다.
곳곳에 연주를 하는사람, 노래를 하는 사람들로 눈과 귀가 즐거웠고, 흥겨운 분위기에 나까지 업 되는 느낌이 들었다.
이건 뭐지,,, 위에서 뭐가 막 떨어지고 웃음소리도 나고 해서 위를 쳐다보니 한 건물 베란다를 사람들이 꽉꽉 채우고 뭔가를 막 흔들고 기뻐하고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흥겨운 밤이닷!!ㅋㅋㅋ
학회 후에 저녁과 맥주 한잔, 그리고 이런 분위기의 거리
으아 좋다~!ㅋㅋㅋ
보안관인지 말을 타고 가는 사람들도 보였고~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고 오면서 만난 보안관과 그의 말.
사람들이 말 주변에서 사진찍길래 나도 한번 쓰담쓰담~!
오늘은 말사진으로 마무리!
다음번엔 뉴올리언스 4일차 사진을 정리해봐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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