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가자! 벤쿠버로!
아.. 또 가고 싶다!!! 라는 외침이 절로 나오게 만들었던 벤쿠버. 그 몇 주간의 ESL과정으로 스피킹 실력이 크게 차이가 나도록 늘지 않는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잘 다녀왔구나, 선택에 한치의 후회도 없다!'라고 느낄 수 밖에 없었던 그 곳은 그만큼이나 뇌리에 깊게 박히기에 충분한 아름답고도 자유로운 곳이었다... 어학연수가 주 목적이었지만 충분한 시간으로 인해 가질 수 있었던 값진 여행의 시간들.. 그리고 그 곳에서 얻은 좋은 사람들까지! 나 스스로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수 있었던 시간을 정리해 펼쳐보며 그 곳의 좋았던 곳들도 되짚어 볼까 한다..
*이 글은 온전히 저자의 기억에 의한 기록으로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들어가 있으며, 기억의 부재로 인해 장소, 날짜 등에 정확도가 떨어질 수도 있음을 미리 밝히며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Intro
한창 바쁜 대학 3학년, 바쁨은 바쁨을 부르지만 더 격하게 바쁘기를 원했던 그때는 어찌나 힘이 넘쳐나던지,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많아서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였다. 그 와중에 학교에서 40명도 안되는 학생을 뽑아서 보내주는 어학연수가 2학년 때부터 어찌나 탐이 나던지, 3학년 여름박학때는 반드시 캐나다에 내 한몸 누여보겠다고 생각하며 나름대로 준비를 했었다.
거의 한 과에서 한 명 많아야 두 명이 뽑히는 일이라 많은 항목을 채점해서 등수를 매긴 후 합격을 시켜줬기 때문에 학점관리, 학교내에서 보는 모의 토익 점수 관리 등 내실을 다지고 나니 왠일인지 성적장학금은 덤...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ㅡㅡ;;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학연수 프로그램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없지 않았던지라 학교생활을 꽤나 열심히 반듯하게 했던 기억이 난다. 봉사활동이며 영어공부 등등... 부수적인 것들로 하루하루를 채워가다 보니 어학연수 지원자를 뽑는 공지가 떳고 자기소개서도 성실히 작성해 제출하니 떡하니 합격!
내 돈 주고는 절대 갈 수 없다고 발악을 했는데, 결국 어학연수를 빙자한.. 꿈에 그리던 캐나다 벤쿠버 여행이 시작되었고, 다신 없을 기억에 남을만한 추억을 담아왔다. 단연 대학생활 중 베스트라고 뽑을 정도의 잊히지 않을 시간이었다고...
2008. 06. 29 ~ 30
청주 - 인천 국제 공항 - 중국 경유 - 벤쿠버 국제 공항
쉽지 않은 일이지만, 기억을 더듬어 거슬러 올라가 그때를 떠올려 보면 참 어렸고, 사실 생각이 엄청 깊지는 않았었구나.. 하고 느끼기도 한다. 22살의 나는 참으로 맑았고(지금보다...ㅡㅡ;), 그만큼 매사에 충실했으며 열심히 살았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의 어학연수 프로그램은 단기간의 프로그램이라 단 4주의 ESL과정으로, 오가는 시간까지 하면 total 5주 정도의 여행이 되었었다. 그것도 꽤나 오랫동안의 여행이라고 짐도 바지런히 싸두었고, 5월에서 6월사이에 학교에선 OT를 두번인지 세번에 걸쳐 하며, 같이 갈 학생들의 얼굴도 익히고, 준비해야 할 목록, 일정 등을 체크하며 갈 날만을 손뽑아 기다렸었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저마다 집으로 돌아가 열흘간의 시간이 지나서 6월 29일 몸집보다 큰 캐리어 두개씩은 끌고 만난 것이 우리 여행의 시작이었다!
단체사진으로 인증샷을 찍은 후 올라탄 비행기! 비행기값을 아낄 요량으로 중국을 경유하는 비행기를 탔기 때문에 거의 30시간은 걸려야 도착하는 긴 시간이었지만 큰 설렘이 있었기 때문에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대부분이 3, 4학년으로 구성된 약 35명의 인원들이 앉아있었지만 아직 친해지지 않고 서먹한만큼 가는 길은 그렇게 스스럼없이 어울리지 못했다.
저마다의 부푼 기대를 가지고 있는 표정은 숨길 수 없었지만 각각 다른 학과에서 온 학생이고 처음보는 얼굴들인 만큼 서먹한건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약 두시간정도의 비행을 마치고 일단 중국 공항..
중국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
중국 공항이 굉장히 컸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단지 경유를 하는 것이 목적이었던지라 오래 머무르며 구경 할 수는 없었다. 단지 게이트를 옮기며 본 바로는 큰 공항이었고, 경유 공항이 상하이 푸둥 국제 공항이어서 그런지 굉장히 큰 규모를 자랑했다는 점.. 중국 내에서는 가장 큰 국제공항이라고 한다.
벤쿠버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사진도 찍고.. 친구들과 안면도 트는 시간..
벤쿠버 가면 한달 이상 머무르며 앞머리도 다듬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앞머리를 굉장히 깡똥하게 자르고 간 기억이 난다..ㅡㅡ
푸둥 국제공항에서 출발할 때는 비가 주룩주룩 내렸었다. 중국 상하이는 여름이 푹푹찌는 더위이면서 비도 오는 날도 있기 때문에 습하고 더운 결정체라는걸 새삼 깨달았다. 돌아오는 7월 말에 다시 상하이 경유를 하며 그 때는 2박 3일간 여행을 한 후 한국으로 돌아왔었는데, 미친듯이 숨막히게 습하고 더운 여름을 경험했기 때문에 뼈져리게 깨달을 수 있었다.
하늘위를 날아 올라 몇시간을 가며 잠도 자고 기내식도 먹고, 책도 보며 갔는데, 바깥은 어찌나 석양이 멋있던지.. 그냥 뭐 지금 생각해보아도 하나하나 감동이 아닌게 없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아직도 생각하면 좋은 기억밖에 없으니 말이다.
가는 내내 나와 함께한 MP3.. 정말 불과 7년사이인데 그때만 해도 스마트폰은 둘째치고 터치스크린도 생소하던 때였다. 지금은 해외 나가도 와이파이가 되는 곳 어디든 카톡이나 SNS로 소식을 알리고 빠르게 정보를 알 수 있지만, 그때만 해도(이 말이 사람을 되게 오래된 사람 만드는 것 같은..ㅡㅡ) 문자며 전화만 해도 엄청 비싸서 거의 핸드폰은 시계로 전락했었다.
딱히 로밍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가격도 부담스러웠으며 한국에서의 일은 잊고 간 것이기 때문에 불편함도 느끼지 않아 오히려 여행에 집중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여튼, 무료함을 달래고자 안쓰던 MP3에 노래까지 잔뜩 넣어가지고 갔는데 나름 실용성이 좋았었다. 라디오 주파수도 맞았기 때문에 MP3가 캐나다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되었다는 건 안비밀!
맑게 갠 하늘에서 본 캐나다 어디쯤의 산맥.. 바다,,바다,,바다만 보이다가 겨우 땅을 본게 너무나도 반가웠다. 장장 대기시간까지 거의 30시간의 비행에 지쳐있었지만 몸은 또 피곤하고 찌뿌등했지만 설렘으로 폭발한 마음만은 어쩔수가 없었나보다. 가뜩이나 장시간의 비행인데도 불구하고 올때, 갈때 모두 의자 앞에 모니터도 없는 항공편이어서ㅜㅜ 지루함의 연속이었던 캐나다 가는 길...
여튼 캐나다 벤쿠버 공항에 도착을 했습니다!!!!
오왓! 해외여행이라고는 스무살때 중국 여행을 제외하곤 없었던지라 머나먼 이국땅을 밟은게 어찌나 신기하고 대단하게 생각이 되고 벅차오르던지! 게다가 학교에서 보내주는 거였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적어서 용돈도 두둑히 챙겨간지라 무슨 수를 써서라고 엄청나게 즐기고 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캐나다 벤쿠버 국제 공항
생소하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인솔자도 없지만.. 4학년 언니 오빠들 따라 자연스럽게 짐을 찾고..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일단 OT때 들은것이 있으니 당황하지 않고, 한 무리를 지어 이동을 했다. 생각보다 벤쿠버 국제공항은 규모가 작았는데, 뭔가 들어서면서부터 이국의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은 전부 외국인에, 다들 쏼라쏼라.. 지금보다도 더 스피킹에 약했던 그때의 나는 기대와 설렘과 걱정이 아마 반반반이었던 듯 싶다. 짧은 영어때문에, 대화가 안되면 어쩌지.. 길치라 길을 잃으면 어쩌지.. 막연한 걱정이 있었지만 그것이 나의 부푼 기대감에 비해 상당히 약하게 작용한 듯 하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말을 좋아하기에 일단 직진.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모두 외국인뿐인 공항 안은 번잡했고, 낯설었다. 짐을 모두 찾는데만도 꽤나 많은 시간이 소모되었다. 갈때도 아침이었는데, 도착했을 때도 대낮이어서 무지 피곤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 시차가 우리나라와 벤쿠버는 무려 16시간이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시차적응하는데만도 꽤나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름 잘 적응하고 있다고 느끼면서...
공항 어디쯤의 장식물인데 뭔지는 잘 모르겠다..
어찌어찌 공항을 빠져나와서 기다리고 있던 학교측 인솔자와 버스를 타고 우리가 한달간 다닐 학교로 이동을 했다. 짐도 많아서 복잡했지만 저 사진 한장으로 내 마음이 얼마나 생각이 많고 뒤숭숭했는지 나만,.. 느껴진다..느껴져..ㅋㅋ
벤쿠버 풍경
뭐랄까.. 마냥 추상적이었던 캐나다라는 나라가, 벤쿠버라는 도시가 구체화 됨을 느낄 수 있었던 학교 가는 버스 안. 우리 나라와는 사뭇다른 이국적인 모습에 취해 마냥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한적하고 평온해보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무엇보다도 주택가에 길쭉길쭉한 건물이 없이 모두 낮은 건물이 펼쳐져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집앞에는 거의 대부분의 가정집엔 마당이 정갈하게 관리되어 있고, 집이 모두 단독주택에 차고까지 있는 형태라 거의 밖으로 주차된 차는 없이 도로가 한적한 느낌이었다. 자기 집 마당을 가꾸지 않고 지저분하면 신고가 들어왔을 시 벌금을 물 정도로 관리를 중요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동화에서 보았던 예쁜 집들이 줄줄이 이어져 있는 것이 내가 그곳에서 처음 본 주택의 모습이다. 물론 다운타운으로 가면 높은 건물이 있고, 상가가 들어서 있지만 주택가만은 정말 평화로워 보이는 모습. 되게 친환경적인 모습에 감탄을 했었다. 저런 집들이 줄줄이 이어져 있길래 와우- 부자동넨가 보네~ 했는데, 대부분의 주택이 있는 곳은 이렇게 마당이 있고, 독채로 집이 있는 형태이면서 곳곳마다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서 땅이 넓긴 넓나보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예쁜 집들 구경하면서 벤쿠버 다운타운쪽으로 들어서니 이번엔 상가가 줄을 지어 있다. 도착한 시간이 점심 후의 시간이라 그런지 바깥 구경하기도 좋고, 날씨도 정말 쾌적해서 깜짝 놀랐다. 캐나다 벤쿠버의 여름은 덥지만 습하지 않아 땀이 거의 나지 않는다. 다만 내리쬐는 햇빛 때문에 선그라스는 필수! 선그라스만 쓰면 돌아다니기에는 정말 쾌적했다.
표지판이 브로드웨이라고 되어있는데, 우리가 다닐 학교가 Vancouver Community College (VCC) 브로드웨이 캠퍼스였다.
다리도 건너고 구경도하면서 도착한 어학연수를 받을 학교 도착!
이곳, vancouver community college가 바로 내가 어학연수를 다닐 곳이다!
VCC 도착하자마자 이루어진 인터뷰 그리고 홈스테이 배정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딜 여행하고 누구와 친해질지 그땐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들떠있었다. 가자마자 인터뷰와 문법, 쓰기, 듣기, 읽기 등의 시험을 통해 반이 바로 나뉘어서 같이 간 언니, 오빠, 친구들과는 반부터 달라 생이별...ㅠㅠ 다행히 같이 간 인원 중 약 9명 정도가 나와 같은 반으로 배정되어서 위안을 삼았는데, 역시 나의 수준을 정확하게 알고 배정을 받은 느낌이 들었다. 반 배정이 끝나고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각 반에 들어가 브리핑을 선생님께 들은 그 후에 미리 도착해 있던 홈스테이 엄마나 아빠와의 만남!!!
아마 그날의 하이라이트이지 않나 싶었다. 누가 나의 숙식을 책임져 줄 것인가.. 차를 대기시키고 모여있는 분들은 나이대도 다 달라보였지만 한결같이 표정이 밝았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한명한명 호명되어 갈 때마다 내 차례가 언제오나 기대하는 눈빛을 쏘면서 대기를 했는데, 나는 왠지 동양인의 느낌이 나는 정겨운 인상의 아저씨를 만나게 되었다. 중국계 캐나다 거주민인 것으로 기억을 한다. 아무튼 나의 캐나다 어학연수 시작은 그렇게 부푼 기대를 안고 시작이 되었다.
방대한 양의 사진과, 가물가물한 내용, 여행지의 정확성이 의심이 됨에 의해 앞으로 이걸 얼마나 꼼꼼히 작성할 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이지만... 그 방대한 양의 사진을 묵히기 아까움과 기록을 하지 않으면 없어질 내용이 될 것이 아쉬워 나름 의지를 가지고 캐나다 단기어학연수를 하며 느낀점, 캐나다 벤쿠버에서 한달간의 여행을 하며 어딜 갔고, 어디가 좋은지 등을 세세히 기록해 볼 예정이다.
다음 포스팅에선 홈스테이 했던 곳과 홈스테이 아저씨가 데려가 준 바깥구경 소개를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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